당신은 MZ가 아니잖아
요양원에서 나이 든 사회복지사가 마주한 현실과 인력 운영의 위기
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8년 이후 급속히 늘어나며, 노인돌봄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는 필수 인력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운영 구조와 인력 정책이 제도적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 채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나이가 있는 사회복지사의 입사율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기관이 감당해야 하는 인력 리스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1. 나이 든 사회복지사의 입사 배경과 특징
최근 요양원에 입사하는 사회복지사들 중 상당수는 **중장년층(40대 후반~60대 초반)**이며,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
자녀양육 종료 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여성
경력단절 이후 사회복지 자격을 취득하고 입사
생계형 재취업 또는 정년 이후 제2의 직장으로 선택
이들은 인생 경험이 풍부하고 대인관계에서 강점을 지니는 경우가 많지만, 요양시설에서 요구되는 문서 업무, 전산 입력, 행정업무, 급변하는 지침 대응 능력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무는 사회초년생과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가 발생하며 팀 내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2. 요양원 내 이직률과 연령 구성의 구조적 문제
요양시설은 대표적인 고이직률 사업장이다. 보건복지부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자료에 따르면,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의 평균 이직률은 연간 30% 이상에 달하며, 시설 종사자 평균 연령은 50대 중반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두 가지 문제를 내포한다.
전문 인력의 지속적 유출 : 일정 경력을 쌓은 인력은 처우가 더 나은 복지관이나 공공기관으로 이직 남는 인력은 미숙하거나 업무 적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음
조직 내 연령 불균형 : 팀워크가 필요한 돌봄 업무 특성상, 중장년층 중심 조직은 변화 적응에 취약, IT 활용 능력 저하 → 전산업무 처리 지연 및 오류 발생
3. 조직 운영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인력 구성은 다음과 같은 조직 운영상의 문제를 유발한다.
- 신입 직원의 빠른 이탈→ 열악한 업무 환경과 낮은 보수에 실망하고 1년 이내 이직
- 중장년층 직원의 반복된 실수와 학습거부→ "이 나이에 왜 이걸 배워야 하나?"라는 태도
- 시설장의 관리 피로도 증가→ 행정+교육+분쟁 조정 역할까지 감당해야 함
결국, 경험과 연령은 반드시 역량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반복되는 인력순환은 기관의 전문성과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4. 지속 가능한 인력 운영을 위한 제언
요양시설이 전문성을 유지하고, 사회복지사 직군의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조직적 접근이 필요하다.
- 연령 맞춤형 교육 시스템 구축→ 중장년 사회복지사 전용 실무교육(전산, 보고서 작성 등) 강화
- 직무별 커리어 매핑 도입→ 단순 사회복지사에서 상담, 사례관리, 가족지원 등으로 역할 분화
- 직원 성장 트랙 제도 마련→ 일정 경력 이상자에게 팀장, 주임 등 승진 기회와 역할 제공
- 근속 인센티브 확대→ 3년, 5년, 10년 단위로 재직 인센티브 및 복지 포인트 제공
요양원은 단순한 돌봄의 공간이 아니라, 복합적인 돌봄·의료·심리지원이 이뤄지는 전문 기관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체계적인 커리어 성장 없이 떠밀리듯 일하다 사라지는 ‘소모성 인력’이 되어버리는 현실이다. 특히 중장년 사회복지사의 활용 가능성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역할 설계와 교육, 조직 내 성장기회 제공 없이는 요양원의 미래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제는 양적인 확장이 아니라, 질적 지속성을 고민할 시점이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과 존엄성을 지켜주는 길이 곧, 노인의 삶의 질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