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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남자가아내에게
      • 2025.05.28 - 10:11 18

    비창조적인 고통에서 벗어나며

     

    거의 30년 가까이, 나는 윈텔(Windows + Intel) PC만을 사용해 왔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내 머릿속의 컴퓨터란 곧 인텔 혹은 AMD 기반의 x86 아키텍처 위에 윈도우가 올라간 시스템이었다. 대학 시절, 선 스팍 머신이나 솔라리스 같은 유닉스 계열 시스템을 보며 잠시 다른 세계를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내 앞엔 항상 윈텔 PC가 놓여 있었다.

    처음 내 돈으로 구입한 컴퓨터가 떠오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삼성의 그린컴퓨터 SPC-7100. ‘알라딘’이란 브랜드의 486 모델이었다. 4MB 메모리, 200MB 남짓한 하드디스크. 60MHz라는 느린 속도였지만 컬러 모니터를 연결해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실행해보며 신기해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CAD, 3D Studio 같은 프로그램을 어떻게든 돌려보려 애썼던 그 시절, 컴퓨터란 단순히 "되면 쓰는 것, 안 되면 포기하는 것"에 가까웠다. 문제는 윈도우의 등장 이후부터였다.

     

    사용자에서 정비공으로 전락하다

    윈도우 95가 나오고, 조립 컴퓨터라는 개념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쓰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흑역사의 시작이었다.

    인터넷의 보급은 컴퓨터 대중화를 이끌었지만, 동시에 누구나 더 빠르고, 더 좋게 만들고 싶어 하는 욕망을 폭발시켰다. 오버클러킹, 자가 업그레이드, 드라이버 삽질... 그때마다 윈도우는 블루스크린을 띄우며 우리를 좌절시켰다. 문서 작업 중 갑자기 멈춰버린 시스템에 울분을 토하고, 발열 문제 때문에 케이스 뚜껑을 열고 선풍기를 들이대던 일은 많은 이들이 공유한 풍경이었다.

    결국 우리는 작업을 위한 도구로서의 컴퓨터보다, 그 도구 자체를 고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아이러니 속에 살고 있었던 셈이다.

     

    윈도우, 당신은 왜 늘 중심에 있었는가

    하드웨어는 어찌 되었든 선택지가 있었다. 하지만 운영체제는 언제나 윈도우였다. 그리고 윈도우는 늘 새로운 판올림과 함께 새로운 고통을 안겨주었다.
    윈도우 2000과 XP, 당시 안정성을 이유로 NT 커널 기반으로 갈아탄 사람들이 많았지만, 정작 그들도 블루스크린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업데이트 하나만 잘못돼도 시스템 전체가 불안정해졌고, 수많은 사용자들이 시간보다 ‘기술자’의 감각을 먼저 익혀야 했다. 그렇게 컴퓨터는 '도구'가 아니라 ‘문제’가 되었다.

     

    안드로이드폰, 그리고 또 하나의 반복

    HTC 디자이어. 루팅이 잘된다는 입소문에 이끌려 구입한 나의 첫 안드로이드 폰. 하지만 그때부터 또 다른 악순환이 시작됐다. 전화보다 롬을 올리고 내리는 시간이 더 많았고, 중요 데이터는 종종 사라졌으며, ‘사용’보다 ‘세팅’이 내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기술을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대신, 기술을 위한 기술, 설정을 위한 설정에 빠져드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남는 건 “컴퓨터 잘하시네요”라는 말뿐. 정작 내가 창조한 건 없었다.

     

    아이폰과 아이맥, 그리고 안정의 시대

    이 모든 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아이폰을 택했다. 커스터마이징? 잠금화면과 바탕화면 정도. 클라우드는 자동으로 백업을 해주고, 업데이트도 제때 알아서 이뤄진다. 지금은 아이폰6와 아이맥을 사용하면서 비로소 ‘편안한 디지털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시스템을 뜯고 싶지 않다. 그저 음악을 듣고, 사진을 편집하고, 영화를 감상하는 도구로서 컴퓨터를 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열린 플랫폼의 자유, 그 이면의 피로

    오픈 플랫폼은 분명 강력한 자유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만큼 사용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시스템 충돌, 앱 비호환, 업데이트 실패... 이 모든 문제를 감당하는 건 결국 우리다.
    그에 비해 애플의 폐쇄성은 오히려 '사용자 중심'의 다른 형태일지도 모른다. 애플은 사용자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애플의 제품은 **“손대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으로 기능하며, 사용자에게 창조적인 시간과 여유를 돌려준다.

     

    이제는 창조적인 일에 집중하고 싶다

    윈텔과 안드로이드에서의 추억은, 이젠 내 기억 속 어딘가에 조용히 묻어두고자 한다. 분명 재미있고 배운 것도 많았지만, 다시는 그 비창조적인 반복에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도 나는 바탕화면과 잠금화면을 어떤 이미지로 바꿀까 하는 고민 정도만 하며, 그 외의 시간은 무언가를 창조하고 표현하는 데에 쓰고 싶다.
    그게 바로 기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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