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태극기 황당고발 사건의 전말
(이미지 출처 : 한겨레 신문)
이재명 대통령의 좌측가슴에 한쪽 끝이 찢어진 태극기가 걸려 있다. '진관사태극기'로 국가유산포털에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있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인 칠성각(七星閣)을 해체ㆍ복원하는 과정에서 내부 불단(佛壇) 안쪽 벽체에서 발견된 것으로, 태극기에 보자기처럼 싸인 독립신문류 19점이 함께 발견되었다. 신문류는 「경고문」ㆍ『조선독립신문』ㆍ『자유신종보(自由晨鐘報)』ㆍ『신대한(新大韓)』ㆍ『독립신문』 등 5종으로, 1919년 6월 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발행된 사실로 미루어 진관사 소장 태극기 역시 3.1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태극기를 숨긴 인물로 진관사 승려였던 백초월(白初月) 혹은 그와 밀접한 연관이 있던 승려로 추정하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抗日) 의지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왼쪽 윗부분 끝자락이 불에 타 손상되었고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어 만세운동 당시 혹은 그 이후 현장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현재 1919년에 제작된 태극기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태극기는 1919년에 제작된 실물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진관사 태극기와 함께 발견된 독립신문류에도 태극기와 태극문양 및 태극기 관련 기사가 실려 있어 더욱 의의가 있다. 특히, 태극과 4괘가 우주 만물의 기본 요소나 만물의 생성ㆍ변화ㆍ발전하는 모습을 의미한다는 기존의 견해와 달리, ‘힘과 사랑’을 토대로 ‘자유와 평등’을 온 세상에 실현해나가는 뜻으로 새롭게 해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독립신문은 당시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진관사 태극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태극기의 변천사와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해준다. ‘진관사 태극기’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로,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나 거점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형태상으로도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부분과 4괘를 검정색 먹물로 덧칠해 항일 독립의지와 애국심을 강렬하게 표현했으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라는 점에서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직적 의미가 매우 큰 태극기인 샘이다. 일장기 바탕에 태극기를 그렸고, 태극기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극우 인사가 '훼손된 태극기' 라며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떡하니 올려 놓고 '형법 105조의 국가모독죄에 딱 걸렸다. 정상적인 태극기를 달지 못하는 자는 반국가세력으로 척결의 대상: 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는 단순한 국기가 아닙니다. 일제 강점기 피와 희생 속에서 우리의 자주와 독립을 상징해 온 상징물이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지켜낸 민족의 깃발입니다. 일장기 위에 태극 문양을 그려넣은 임시정부 시절의 태극기부터 오늘날의 국기까지, 그 변천사에는 우리 민족의 항쟁과 자긍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극우 유튜버가 **해외 독립운동사의 상징적 유산 중 하나인 태극기 도안을 '훼손된 국기'**라며, 형법상 국가모독죄를 들먹이는 게시글을 올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정상적인 태극기를 달지 못하는 자는 반국가세력"이라며 처벌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누가 태극기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극우 집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술 냄새와 막말, 욕설, 금전 동원된 인파들 사이에서 휘날리는 태극기는 민족과 공동체를 위한 상징이라기보다, 특정 진영의 깃발처럼 오용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일반 시민들이나 진보 성향의 국민들이 태극기를 드는 것조차 꺼려지는 상황입니다. "혹시 나도 극우로 오해받는 건 아닐까"라는 불편한 시선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 정권과 그 지지층이 자주 사용하는 "애국", "태극기", "보훈"의 담론은 과연 진정성 있는 것입니까?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박정희를 민주주의 투사로 미화하는 역사 왜곡 속에서 진정한 독립운동의 가치를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당시 국민을 "일본 국민이었다"고 표현한 대선 후보의 발언은, 광복의 의미마저 왜소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우려를 낳게 합니다.
3.1운동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닙니다. 이는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역사적 기둥입니다. 그 역사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언행은 독립운동가와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태극기는 결코 한 진영의 상징이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지켜내고 가꾸어야 할 민족 전체의 유산입니다.
이제는 특정 세력이 태극기를 전유물처럼 휘두르는 현실을 정면으로 성찰하고, 그 본래의 숭고한 의미를 되찾는 데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