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웰빙 투쟁, 국민의힘의 미래는 있는가?

최근 국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보여주는 행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웰빙 투쟁’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웰빙 투쟁이란, 강성 투쟁의 형식을 취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비판하고 적당히 발을 빼는 정치적 생존술을 의미한다. 과거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보수 정치권에 만연했던 이런 ‘웰빙 투쟁’이 다시금 국회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은 윤석열 정권 내내 적극적이지 않았다. 때로는 비판을 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당 주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 정도로만 움직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윤석열-김기현 체제에서 나경원은 날선 비판도, 확실한 이탈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정도 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선긋기’를 유지하는 중이다. 그녀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정권과의 충돌이 아닌 ‘자기 정치’의 온도 조절인 셈이다.
나경원의 웰빙 투쟁, 이유는 무엇인가?
나경원이 이처럼 절제된 웰빙 투쟁을 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 첫째, 차기 당권 구도를 위한 보험이다. 지금 당장 강하게 반기를 들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의 반발로 정치 생명이 단절될 수 있다. 하지만 온건하게 발을 빼며 ‘윤석열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윤석열 이후를 노릴 수 있다.
- 둘째, 국민의힘의 잠재적 재편을 예상한 중장기적 포석이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다면, 정당 해체 혹은 대규모 탈당, 새로운 보수연대가 가시화될 수 있다. 나경원은 이 시점에서 ‘너무 윤석열 편도, 너무 반윤도 아닌’ 위치를 선점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셋째, 자신의 한계 인식이다. 나경원은 당내에서 이렇다 할 동력을 갖고 있지 않다. 계파도, 뚜렷한 조직도 없다. 본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무리하게 치고 나가지 않는다. 적당한 웰빙, 적당한 존재감, 이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일지도 모른다.
국민의힘, 당권과 당의 미래는 있는가?
국민의힘은 사실상 윤석열 개인 정당으로 전락했다. 김기현 대표 체제는 자율성이 없고, 내부 민주주의는 실종된 상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은 후에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작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당’이었고, ‘윤석열 이후’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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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권 구도는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 등 비윤계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고, 친윤계는 분화될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책임론이 폭발하는 순간, 내부 균열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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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해산 가능성은 현실적이다. 국민의힘은 얼마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에서 대패할 경우, 대규모 탈당 사태가 벌어지고, 당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사실상 해체되는 수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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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수 재편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신당, 유승민계, 일부 호남-수도권 출신의 합리적 보수 세력이 국민의힘을 대체할 신당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간판만 유지된 채 소수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경원의 웰빙 투쟁은 결국 보수의 몰락을 미리 감지한 전략적 거리두기일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권이 몰락하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향후 보수 정치권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다. 나경원은 적극적으로 싸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순응하지도 않으며, 중간에서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녀의 생존 전략은 지금 보수 정치의 ‘잔인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민의힘의 미래는 사실상 당 해체 시나리오를 피할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무너진 리더십, 붕괴된 당내 민주주의, 존재감 없는 비전. 윤석열이 무너지면 국민의힘도 함께 무너질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그 잔해 위에서 ‘새로운 보수’를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 국민의힘의 싸움은 웰빙 투쟁이 아니라, 정당 생존을 위한 마지막 발버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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