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봄 가뭄, 자연재해인가 인재인가

최근 강릉의 가뭄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강릉시 성산면에 위치한 오봉댐은 강릉시민의 주요 식수원이자 농업용수의 근간이다. 그러나 지금 언론의 초점은 단순히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에만 맞춰져 있다. 과연 문제의 본질은 그것일까.
매년 반복되는 영동의 봄 가뭄
영동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봄철마다 가뭄에 시달린다. 태백산맥이 구름을 가로막아, 비는 영서에만 집중되고 영동은 고온다습한 바람만 맞는 구조다. 강릉 시민들에게 봄 가뭄은 결코 낯선 재난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이번 사태는 돌발적인 기상이변이 아니라 예견된 계절적 위기다.
오봉댐 하나에만 의존한 행정의 무책임
문제는 강릉시가 수십 년 동안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을 알면서도 대체 수원 확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업과 생활용수를 동시에 책임지는 댐 하나에 모든 걸 걸어버린 행정은, 비가 오지 않으면 도시 전체가 마비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위험을 자초했다. 이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人災)라 불러야 한다.
형평성 잃은 제한급수 조치
최근 강릉시는 가정집을 대상으로 제한급수 50%를 시행했다. 그러나 호텔과 관광지 수영장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공공수영장은 문을 닫으면서 관광객을 위한 시설은 그대로 둔 이중적 행태는 시민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시민의 물은 아껴라, 관광객의 물은 괜찮다’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조치다.
도봉댐 활용 외면, “온도가 맞지 않는다”?
인근 영서지역의 도봉댐에는 물이 충분하다. 그러나 강릉시장은 “온도가 맞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기초적인 수처리 기술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변명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위기 앞에서도 적극적 해법을 찾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민들에게는 ‘시간만 끌다 비만 기다리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비친다.
분석: 반복되는 가뭄, 그러나 대책은 제자리
강릉의 봄 가뭄은 매년 되풀이되는 자연현상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특별한 기후 이변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행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체 수원 다변화를 추진할 기회가 있었다. 인근 댐과의 연결, 바닷물 담수화, 농업용수 재활용 시스템, 관광산업과 시민 생활용수의 배분 조정 등이 모두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비만 기다리는 행정’에 머물렀다.
강릉이 던지는 질문
지금 강릉의 모습은 단순히 한 지역의 물 부족 사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예측 가능한 재난을 어떻게 다루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후 위기의 시대, 물 부족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가뭄은 하늘 탓”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강릉은 물론 전국 어디서든 똑같은 인재가 되풀이될 수 있다.
PS : 강릉의 공영수영장은 3곳 모두 폐쇄되었다. 그런데 호텔 수영장은 버젓이 운영중이다. 가정에는 "화초에 물 주지마세요" 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다. 화초가 말라죽고나면 "반려견에게 물지지 마세요" 할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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