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첫 외빈으로서의 이재명 방문 — 일본의 시선과 실질 협력의 새 장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가 일본이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 관계가 수차례 굴곡을 겪어왔지만, 새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일본을 찾은 것은 과거사가 아닌 미래를 선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일본 사회와 언론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이번 방문은 “상징성과 실리”를 동시에 담아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대체로 온화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K-팝·드라마·화장품 같은 문화적 친밀감이 이미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방문은 그런 흐름 위에 실질 외교가 얹어진 셈이다. 보수적 층에서도 과거사보다는 안보·경제 실익에 주목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어, ‘실용적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히 존재한다.
일본 주요 언론은 이번 회담을 호의적으로 다뤘다. 이재명이 첫 순방국으로 일본을 택한 것을 두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로 해석했다. 특히 17년 만에 발표된 공동성명은 “미래 지향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 발전”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경제·안보 협력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겠다는 합의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사적 외교가 아니라 실질적 협력 틀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강조됐다.
향후 협력의 무게 중심은 분명하다. 첫째, 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3각 공조 강화와 북핵 위기 대응이 긴급한 의제다. 둘째, 경제·기술 영역에서는 AI, 수소에너지, 첨단산업에서 공동 연구와 투자 협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셋째, 문화와 인적 교류에서는 워킹홀리데이 확대, 청년 교류 프로그램 활성화 등이 논의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흔들리지 않는 협력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셔틀외교와 정례 협의체가 바로 그 장치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방문은 상처 위에 덧칠한 얇은 화장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한 뼈대를 세우는 작업의 시작이었다. 일본 언론은 이를 “친선과 실리의 병행”으로 평가했고, 일본 사회는 이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역사 문제는 차분히 관리하면서도, 경제·안보·문화 협력에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재명의 일본 방문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출발점이다. 상호 간 이익을 위한 실질 협력이 쌓여야만, 동북아의 불확실한 정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뢰의 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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