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가 아내에게. 2010

자유분방한 성격의 사진작가 슌스케와 남편의 내조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사쿠라는 결혼 10년차 부부. 무엇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철없는 남편 슌스케는 자신을 향한 아내의 애정이 귀찮기만 하고,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갖기 원하는 사쿠라는 남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결혼 10주년 기념 오키나와 여행을 제안한다. 이번 여행에선 싸우지 말자고 굳게 약속한 두 사람,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풍경을 뒤로 한 채 호텔에 누워만 있던 슌스케는 밖으로 나가자는 사쿠라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사진기를 들고 아내와 함께 나선다. 결혼 반지를 두고 왔다며 숙소로 되돌아간 사쿠라는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그녀를 한없이 기다리던 슌스케는 예상치 못한 아내의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출처 : 네이버 무비
사람은 누구나 숨기고 싶은 진실이 있다. 그것이 죄이든, 실수이든, 혹은 단순한 부끄러움이든 간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모든 것을 털어놓지 못한다. 일본영화 〈그 남자가 아내에게〉는 바로 그 ‘말하지 못한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묻는다.
영화는 한 중년 남성이 아내에게 “이제 나에 대한 모든 걸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일상의 저녁, 그는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두었던 비밀을 꺼낸다.
이 고백의 순간부터 두 사람의 결혼은 완전히 다른 국면에 들어선다.
진실은 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계를 다시 세우는 유일한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감독은 화려한 장면이나 격정적인 음악 대신, 정적(靜寂)의 연출을 택했다. 카메라는 거실의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 주방에서 울리는 물소리, 그리고 잠시 멈춘 시선들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이 영화의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대화’와 ‘침묵’ 속에서 폭풍이 일어난다.
그 사이의 공기, 숨소리, 눈빛이 진실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남편의 고백은 단순한 불륜의 고백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과오와 마주하려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용서하려 애쓴다.
이 과정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통과해야 하는 인간적인 통과의례처럼 느껴진다.
진실을 말하는 행위는 결코 ‘선(善)’이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한다.
하지만 그 무게를 견디려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성숙의 시작이다.
아내는 처음엔 분노하고, 침묵하며, 이내 혼란에 빠진다.
그녀의 표정에는 배신감과 동시에 이해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감독은 이 미묘한 감정을 극도로 절제된 시선으로 담아낸다.
결국 그녀는 남편이 아닌, ‘진실을 받아들이는 자신’과 싸운다.
그 싸움이 끝났을 때, 두 사람은 예전과 같을 수는 없지만, 이전보다 더 진실한 관계로 남게 된다.
〈그 남자가 아내에게〉는 단지 부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가 사회 속에서, 혹은 인간관계 속에서 얼마나 ‘솔직하지 못한 존재’인지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진실을 감추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용기다.
그리고 그 용기는 늘 잔잔한 일상 속에서 시험받는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진실은 상처를 남기지만, 거짓은 관계를 죽인다.”
결국 사랑이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함께 견디는 일임을 이 영화는 조용히 일깨운다.
우리의 삶에서도 언젠가 그 ‘말해야 할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 우리는 어떤 말을 꺼낼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사쿠라가 이별을 알리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슌스케에게 말한다. "피사체에 관심이 많을 수록 사진이 더 잘나온데..."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꿈속으로 ' 彼氏彼女の事情 - 夢の中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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